2007년 10월 07일
그 시절의 추억

얼마전 누군가 물었습니다. '지금도 오덕후세요?'
그에 대한 대답은, '예전엔 오덕후였으나 지금은 아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대답을 잘못했습니다. 전 진정한 오덕후의 경지에는 오른 적이 없습니다. 단지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보는 그 자체가 사람들의 삿대질을 받는 시절부터 불법적인 경로를 이용해 봐왔을 뿐, 진정한 오덕후라함은 현실과 가상을 구분못하는 지경에 이르러야 하는 법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고, 결국 이런 오덕후들이 나이가 들어 현실과 어쩔 수 없이 부딪히게 되었을때 어떻게 망가져 가는지도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하여간, 오늘 옛날+최신 일본 애니음악을 들으면서 공부를 해보니, 참으로 전 행복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시티헌터를 들으면 중학교 때 몰래 복사복사복사를 해서 가져온 란마 비디오를 같이 보던 친구가 생각나고, 오렌지로드를 들으면 비좁았던 고교 독서실과 불투명한 미래속에서 고민하던 것과 'Like or Love?'의 야유카와 마도카의 미소가 떠오르며, 여신님 노래를 들으면 이노우에 키쿠코와 히사카와 아야의 간지러운 목소리가 기분을 좋게 해주고 하야시바라 메구미의 노래를 들으면 그녀가 출연한 애니들이 뇌리를 스쳐가며 즐거워집니다.
에반겔리온이 일본 애니계를 흔들어 놓은 이후로 진정으로 재미있게 애니를 본 적이 없는데 그렌라간을 보면서 예전에 느꼈던 그 감정이 다시 돌아와서 회춘하고 있는 중입니다.
'아, 내가 그때 이런 기분을 느꼈지. 왜 잊고 있었을까.'
가이낙스 아리가똥.
그래서 오늘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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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렌라간을 보지 않으면 당신은 남자가 아니야! (...)
p.s. 나카가와 쇼코의 우테나 오프닝을 듣고 있자니.. 소녀혁명 우테나가 급보고 싶어졌다 ;;
한국에 있는 우테나 TV판 "LD"들... 우테나 사마~ 안시~ 엉엉.
# by | 2007/10/07 13:44 | 애니 이야기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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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는 몇년 지나면 미디어 보다는 LDP 구하기가 더 힘들어질거 같음..
주변에 '아니메'를 안보는 사람들로부터 아직도 '오덕후'로 인식되고 있기는 하지만,
확실히 진짜 오타쿠 분들은 다릅니다.
마치 major 학회나 저널에서 주도적인 학자들 처럼,
적어도 컨텐츠 감상이나 체득에서는 자신만의 세계관이 존재한다는 느낌이랄까요?
현실 생활(직장, 결혼, 사회생활, 사교 등)에서는 그다지 좋지 않은 성과를 보이는 것 같지만,
어떻게 보면 학자나 오타쿠나 심취하는 면만 다를 뿐이지,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정말 그렌라간 남자가 아니어도 볼만합니다. (단, 로봇물과 열혈물을 좋아해야함)
추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