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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센티미터 감상


"그 순간, 나는 그녀와 영혼을 나누어 가진 것 같았다

이 소중한 것을 어찌 다뤄야 할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우리 앞에는 아직도 너무나 커다란 인생이,

아득히 많은 시간이

우리 의지와는 상관없이 가로놓여 있었다"



유학을 나온 뒤에는 꼬박꼬박 나오는 애니나 영화를 챙겨보기가 힘들어졌다. 그래서 이른바 뒷북을 치게 마련인데, 그래도 뒤늦게나마 보게 되는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신카이 마코토 씨의 '초속 5센티미터'는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별의 목소리,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를 감명깊게 보았던 나로서는 꼭 봐야할 작품이었다. 나는 그가 작품속에서 언제나 그려내고자 하는 '아련한 감정'을 참으로 좋아한다. (물론 극장 번역을 '지옥문어'가 했다는 점도 감상해야만 하는 이유 중에 하나였지만;)

그의 작품에는 일관적인 주제가 있다 -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은 즐겁고 행복한 것이지만, 그것이 언제나 끝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 하지만 그것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인생을 아름답게 만들어준다는 것.

10대 때의 사랑은 그 감정만으로도 마음이 가득차 올라서, 마치 내가 사랑이라는 것의 실체를 전부 알고 인생의 진리를 깨달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 감정은 퇴색하고, 어쩌면 다시는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그때 그 시절만큼 순수하고 어설픈 시기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그래서일까, 10대의 사랑의 감정을 떠올리면 너무나도 서투르고 안타깝고 쓰라리지만 살포시 마음 한구석을 찡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바로 이것이 신카이 씨가 하고 싶은 이야기일께다. 이 아련함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신카이 씨의 작품을 보아도 별 감흥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평이 갈리는 것이겠지.

다른 사람들이 쓴 감상평을 보니 너무나 스토리에 설명이 없어서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람이 많아 약간은 슬펐다. 우리 관객들은 이제 영화를 TV 오락 프로그램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해주기를 원하는가 하고. 어떤 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은 작가의 메세지를 자신의 감성이라는 필터를 통해 걸러서 '느낌'으로 승화시키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은 자신이 '느끼려'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 같아 슬퍼졌다.


어떤 기억이든 세월이 흐르면 아름답게 미화되어 좋은 것만 남게 마련이다. 그중에서도 어렸을 적의 순수하고 서투른 사랑의 감정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더욱 아련하고 아름다운 추억이 되는 듯 하다. 가슴의 모퉁이가 싸해지지만 계속 떠올리게 되는. 


그들은 현실세계에서는 이어지지 못했지만, 추억 속에서는 영원히 행복하게 잘 살았던 것. 그래서 해피엔드, 해피엔드-

 



 

by 어메 | 2007/09/01 14:58 | 애니 이야기 | 트랙백(2)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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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Sunken Dream 改 at 2007/09/02 06:05

제목 : 초속 5cm
초속 5센티미터 - 네이버 카페 가기초속 5센티미터 - 일본 공식 홈페이지이 만화 만큼은 극장에서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든 것이 바로 신카이 마코토(深海誠)의 작품이다.그래서 지난 일요일에 선배 대장님과 함께 강변CGV에 가서 봤었다. 'ㅁ'!큰 화면으로 보니 나름 재미있더라. 물론 내 기준으로 볼 때에는 화질 등이 거슬리긴 했지만,...첫번째 에피소드의 눈에 대한 묘사는 정말 세밀했다.눈이 가장 많이 내리는 곳 중 하나인 일본의 홋카이도에 간......more

Tracked from Terrace of S.. at 2007/09/03 00:30

제목 : 초속 5센티미터
여자는 마지막 사랑을 영원히 잊지 못하고 남자는 첫사랑을 영원히 잊지 못한다. 세 개의 옴니버스 형식이지만 모두 하나의 줄기로 이어지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초속 5센티미터].벚꽃이 떨어지는 속도가 초속 5센티미터래- 마치 눈같다-초등학교의 비슷한 시기에 도쿄로 전학을 온 토노 타카키와 시노하라 아카리. 그들은 그들만의 추억을 영원히 같이 할 것이라 믿었지만, 중학교로 올라가기 직전 아카리의 이사로 인해 헤어지는 둘. 결국 중학생이 되어 가고......more

Commented by AKI☆ at 2007/09/02 06:05
저도 마지막 결말은 찡한게 꽤 마음에 들어버렸습니다.
그 현실성이 적절하다고 해야 할까...
Commented by 건전유성 at 2007/09/02 12:24
극을 너무 단순하게 만들면 또 서사가 없는 시레기라고 까니..;;
Commented by siyang at 2007/09/04 17:51
참 좋게 본 애니메이션이었는데..옆에서 같이 본 사람들이 이 물건에 대해 '감상'을 이야기한다는 그 자체가 싫어서 귀를 막았었습니다.

몇달 후 생각해보니 이 애니 자체가, 마음속에 숨겨둔 기억과 이야기하는 물건이지, 별로 다른사람과 나눌게 없는 작품이 맞았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그게 지나간 첫사랑이든 현재 옆에 있는 사람이든 누구든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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